영화 '콘클라베' 포스터
※ 2025년 4월, 교황 프란치스코의 선종 소식과 함께 다시 주목받는 '콘클라베'는,
그 폐쇄적이고 엄숙한 선출 절차 속, 제도와 인간의 갈등을 조명합니다.
교황 선출이라는 신성하고 폐쇄적인 과정을 영화적으로 풀어낸 ‘콘클라베’는,
종교적 권위 아래 숨겨진 인간의 욕망과 정치적 셈법을 담은 작품이다.
나는 이 영화를 통해 ‘신의 뜻’조차 인간 사회의 이해관계로부터 자유롭지 않다는 점을 깊이 체감했다.
조용하고 절제된 연출 속에서도 강한 긴장감을 품고 있는 이 영화는, 흔치 않은 밀도와 품격을 동시에 갖춘 수작이었다.
1. 줄거리 요약: 교황 선출과 내부 갈등
교황 서거 이후, 전 세계 추기경들이 시스티나 성당에 모여 차기 교황을 선출하는 콘클라베가 열린다. 추기경 ‘로렌스’는 고인이 생전 신임하던 '벨리니'를 지지하며 선출을 주도한다. 그러나 명단에도 없던 미스터리한 인물 '베니테스' 추기경이 나타나면서 상황은 복잡해진다. 각 인물은 정치적 야망과 도덕성, 과거의 상처를 안고 있으며, 결국 ‘베니테스’가 교황으로 선출되지만 그 결정에는 묵직한 비밀이 뒤따른다.
🎯 이 영화는 교황이라는 직책조차 ‘선거’라는 이름 아래 얼마나 정치적인지를 날카롭게 보여준다.
2. 콘클라베 제도의 유래와 상징성
‘콘클라베(Conclave)’는 라틴어 cum clave, 즉 ‘열쇠로 잠근다’는 뜻에서 유래했다. 교황을 선출하기 위해 추기경들이 시스티나 성당에 외부와 단절된 채 모이는 이 제도는, 중세 시대의 혼란을 해결하기 위한 장치로 생겨났다.
가장 유명한 사례는 1268년, 교황 클레멘스 4세 사망 이후 교황 선출이 2년 9개월 동안 지연되자 시민들이 추기경들을 가두고 식사를 제한했던 사건이다. 이후 교황 그레고리오 10세가 이를 제도화하며 오늘날까지 이어진다. 현대의 콘클라베는 단순한 전통이 아니라, 가톨릭의 정치적 중심을 상징하는 강력한 시스템으로 기능하고 있다.
🎯 오늘날까지 이어진 이 시스템은 단순히 ‘신의 선택’을 반영하는 것이 아니라, 정치적, 제도적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현실적 장치로 작동하고 있다.
3. 총평: 고요한 권위 속 인간의 갈등
이 영화는 성직자도 결국 인간이며, 그들도 권력과 감정의 혼란 속에서 고민하는 존재임을 보여준다. 추기경들이 ‘신의 뜻’을 대변하는 척하지만, 결국 그들의 결정 역시 인간의 판단과 욕망에서 비롯된다. ‘베니테스’가 교황으로 선출되면서 드러나는 비밀, 그리고 이를 받아들이는 침묵 속의 교황 즉위 장면은 영화 전체의 메시지를 응축한다.
조연 수녀의 상징성과 감독의 섬세한 연출은, 이 이야기를 단순한 종교 드라마가 아니라 사회적 은유가 담긴 현대극으로 확장시킨다.
🎯 ‘콘클라베’는 단순히 교황 선출을 다룬 영화가 아니라, 권위, 믿음, 인간의 욕망이 충돌하는 미묘한 지점을 조명하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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