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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이름을 잃고 어른이 되다

by 오챠챠 2025. 4. 11.

영화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포스터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은 우리가 어릴 때 잃어버린 무언가를 다시 떠올리게 만드는 작품이다.

 

 이야기 속 소녀는 이름을 잃고, 낯선 세계에 홀로 남겨진다. 그곳에서 만난 정령들과의 만남은 단순한 모험이 아니라 ‘자기 자신을 되찾아가는’ 과정이다. 2001년작 애니메이션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전 세계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이유는, 이 환상의 이야기가 너무도 현실적이기 때문이다. 이름을 빼앗기고, 기억을 잃고, 그래도 끝내 자기다움을 회복하는 여정. 누구나 한 번쯤 겪었던 그 ‘어른이 되는 순간’을 떠올리게 만든다.

 

1. 줄거리 요약: 이름을 잃은 아이, 다시 태어나다

 이사 도중 터널을 지나 신비한 세계에 들어선 소녀 ‘치히로’. 그녀의 부모는 허락 없이 음식을 먹다가 돼지로 변하고, 혼자 남겨진 치히로는 ‘하쿠’라는 소년의 도움을 받아 ‘유바바’가 운영하는 온천장에 들어간다. 이곳에서 살아남기 위해 이름을 ‘센’으로 바꾸고 일하게 되면서, 치히로는 점점 자신의 정체성을 잃어간다.

 하지만 이 세계에서 만난 정령들, 오염된 강의 신, 가오나시, 아기 보우, 그리고 잃어버린 자신의 과거와 마주하면서 치히로는 점차 성장해간다. 특히 ‘하쿠’가 자신을 구했던 강의 신이었음을 기억해내며, 그의 진짜 이름 ‘니기하야미 코하쿠누시’를 불러줌으로써 서로의 자유를 되찾는다. 유바바의 시험을 통과한 치히로는 부모님과 함께 현실 세계로 돌아가고, 그 여정은 더 이상 예전의 치히로가 아님을 보여준다.

 

🎯 이름을 잃는다는 건, 결국 진짜 자신을 만나는 길이었다.

 

2. 성장과 자아의 경계에서

 이 작품은 성장과 자아에 대한 이야기다. 어른들의 세계로 던져진 아이가, 자신의 이름을 빼앗기고 타인의 기대 속에서 살아가는 모습은 현대인의 삶과 다르지 않다. ‘센’이 다시 ‘치히로’가 되는 과정은, 결국 우리가 사회 속에서 잃어버린 자아를 회복하는 여정을 상징한다.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은 이 영화를 통해 10살 전후의 아이들에게 말하고 싶었다고 했다. 현실의 두려움과 책임, 그 안에서 성장해가는 방법. 환상의 세계는 그저 장치일 뿐이고, 중심에는 아주 현실적인 감정이 담겨 있다. 그건 아마도 “살아가는 건 이름을 지키는 일”이라는 메시지일지도 모른다.

 

🎯 어른이 된다는 건, 이름을 잃고도 스스로를 기억해내는 일이다.

 

3. 총평: 다시 꺼내보게 되는 이야기

 어릴 땐 모험이었고, 지금은 위로가 된다.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은 시간을 두고 다시 꺼내 보게 되는 영화다. 성인이 되어 다시 보면, 그 세계는 더 이상 낯설지 않다. 오히려 익숙하고, 어디선가 본 듯한 감정들로 가득하다. 이 영화가 오래도록 기억되는 이유는, 결국 우리의 내면 깊은 곳에 있는 감정들을 조용히 건드리기 때문이다. 이름을 되찾은 아이처럼, 우리도 잃어버렸던 무언가를 되찾고 싶어지는 순간이다.

 

🎯 다시 꺼내보는 이유는, 그 안에 아직도 내가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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