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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코코|죽음을 기억하는 방식

by 오챠챠 2025. 4. 10.

영화 '코코' 포스터

영화 '코코' 포스터

 

 

 '코코'는 죽음을 기억과 사랑으로 이야기하는 아주 특별한 애니메이션이다.

 

 죽음이라는 주제를 다룬다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죽음은 끝이자 두려움의 상징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영화 ‘코코’는 전혀 다른 시선으로 이 주제를 풀어낸다. 멕시코 전통문화인 ‘죽은 자들의 날(Día de Muertos)’을 바탕으로, 죽음을 기억과 사랑의 연장선으로 그려내며 보는 이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감싼다. 이야기 속 인물들은 잊히지 않기 위해, 사랑을 잊지 않기 위해 서로를 기억하려 노력한다. 기억 속에 머문다는 것은, 여전히 그 사람과 함께 살아가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런 점에서 이 영화는 단순한 가족 애니메이션을 넘어, 삶과 죽음을 잇는 깊은 철학적 울림을 선사한다.

 

1. 줄거리 요약: 기억을 찾아 떠나는 소년

 멕시코의 작은 마을에서 자란 소년 ‘미겔’은 음악을 사랑하지만, 가족의 오랜 금기 때문에 음악을 할 수 없다. 오래전 증조할아버지가 음악을 선택하고 가족을 떠난 이후, 가족은 음악을 철저히 금지했다. 그러나 ‘죽은 자들의 날’을 맞아 ‘미겔’은 자신이 뮤지션 ‘에르네스토 데 라 크루즈’의 후손일지도 모른다는 단서를 발견하고, 그의 무덤에서 기타를 연주하다 죽은 자들의 세계로 가게 된다.

 그곳에서 미겔은 가족의 축복 없이는 돌아갈 수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음악을 반대하는 조상들과 갈등하며 진실을 파헤치던 중, ‘헥터’라는 잊혀져 가는 존재와 만나게 되고, 그와 함께 ‘에르네스토’를 찾아 나선다. 결국 무대 위에서 밝혀진 충격적인 진실—‘헥터’가 진짜 증조할아버지였고, ‘에르네스토’는 그의 노래를 훔친 가짜라는 사실은, 기억과 진심의 가치를 다시 한 번 되새기게 만든다.

 

🎯 기억은 존재의 증명이다. 누군가가 나를 잊지 않는다면, 나는 여전히 살아 있는 것이다.

 

2. 멕시코의 '죽은 자들의 날'

 ‘코코’의 배경이 되는 멕시코 전통 축제 ‘죽은 자들의 날(Día de Muertos)’은 매년 11월 1일과 2일에 열린다. 이는 단지 사망자를 기리는 날이 아니라, 죽은 자들이 다시 돌아와 가족과 재회하는 따뜻한 시간이다. 가족들은 고인의 사진과 음식, 마리골드 꽃 등을 올려 제단을 꾸미고, 무덤을 장식하며 음악을 나눈다. 죽음을 기리는 방식이 슬픔이 아니라 환대라는 점에서, 이 축제는 전통을 넘어선 감동을 준다.

 이 문화는 아즈텍 제사에서 시작돼 스페인 가톨릭 문화와 융합되어 지금의 형태가 되었다. 특히 ‘코코’는 이 문화를 세계적으로 알린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다. 영화는 멕시코 문화의 진정한 의미를 잘 살려내어, 죽음을 바라보는 시선마저 바꿔 놓는다.

 

🎯 죽음은 끝이 아니라, 기억을 통한 또 다른 만남이다.

 

3. 총평: 삶과 죽음을 잇는 감정

 ‘코코’는 단순한 애니메이션이 아니다. 기억이 존재를 만든다는 메시지를 중심으로, 죽음 이후에도 누군가의 기억 속에 남아 있는 삶의 의미를 이야기한다. 한국의 저승관이 심판과 단절 중심이라면, 멕시코의 문화는 사랑과 재회의 메시지를 품고 있다. 그런 차이는 우리에게도 죽음을 다시 바라보게 만든다.

 기억과 음악으로 이어지는 이 따뜻한 세계 속에서, 우리는 한 가지 중요한 질문과 마주하게 된다. “나는 누군가의 기억 속에 오래 남을 수 있을까?” 그리고 또 하나, “살아 있는 지금, 나는 어떤 기억을 남기고 있는가?” 이 영화는 결국 죽음을 이야기하며, 삶을 더 깊이 사랑하게 만드는 영화다.

 

🎯 죽음을 말하지만, 결국은 삶을 이야기하는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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