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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어스|진짜 나는 누구인가

by 오챠챠 2025. 4. 11.

영화 '어스' 포스터

 

 

 ‘어스(Us)’는 단순한 도플갱어 공포물이 아니다. 이 영화는 우리 안에 존재하는 ‘또 다른 나’와 마주하게 만드는, 불편하고 묵직한 질문을 던진다.

 

 감독 조던 필은 이 작품을 통해 "가장 무서운 것은 괴물이 아니라 우리 자신"이라고 말한다. ‘어스’라는 제목에는 ‘우리(Us)’와 ‘미국(U.S.)’이라는 이중적 의미가 담겨 있으며, 이는 곧 사회 구조의 불평등과 계급, 무의식적으로 외면해온 집단을 정면으로 조명하는 은유다. 이 영화를 보고 나면, 더 이상 단순히 ‘무섭다’고만 말할 수 없다. 그건 우리 안의 그림자와 마주했을 때의 두려움이기 때문이다.

 

1. 줄거리 요약: 도플갱어의 밤, 진짜는 누구인가

 어릴 적 해변에서 자신과 똑같이 생긴 도플갱어를 만난 ‘애들레이드’. 성인이 되어 가족과 함께 다시 그 장소를 찾은 그녀 앞에, 또 한 번 그림자가 나타난다. ‘그림자들(The Tethered)’은 버려진 실험체로 지하에 갇혀 지상의 사람들을 따라 살던 존재들이다. 어느 날, 그들은 지상의 본체들을 제거하기 위해 동시에 나타나 반란을 일으킨다.

 애들레이드 가족은 생존을 위해 필사적으로 도플갱어들과 싸우고, 결국 그녀는 자신의 도플갱어 ‘레드’와 마지막 대결을 벌인다. 하지만 영화의 마지막, 충격적인 반전이 드러난다. 지금껏 지상에서 살아온 애들레이드가 사실은 도플갱어였고, 진짜 애들레이드는 지하에 갇혀 있었던 것. 모든 것은 이미 뒤바뀐 채 시작된 이야기였던 것이다.

 

🎯 진짜 나는 누구인가. 우리 안의 그림자가 물어온다.

 

2. 감독의 의도: 공포 너머의 사회 구조

 조던 필 감독은 공포를 도구로 삼아, 사회의 어두운 단면을 드러낸다. 이 영화의 핵심은 괴물이 아닌 ‘우리 자신’이다. 지상과 지하, 본체와 그림자는 단순한 도플갱어 설정이 아니라, 철저한 계급 은유다. 지하에서 본체를 따라 살아야만 했던 그림자들의 존재는, 우리가 외면하고 살아가는 사회적 약자를 상징한다.

 특히 영화에 등장하는 ‘Hands Across America’ 퍼포먼스는, 겉으로는 연대와 평등을 말하지만, 실상은 아무도 바꾸지 못한 구조적 불평등을 상징한다. 이 영화는 우리 안의 ‘또 다른 나’뿐 아니라, 우리가 속한 사회가 어떤 이들을 짓누르고 있는지도 직시하게 만든다.

 

🎯 가장 무서운 건 괴물이 아니라, 내가 외면한 내 모습이다.

 

3. 총평: 누군가의 그림자 위에 선 우리는

 영화를 처음 봤을 땐 단순한 도플갱어 스릴러인 줄 알았다. 그런데 시간이 흐를수록, 그 안에 담긴 불편한 진실이 마음에 남았다. 애들레이드가 진짜가 아니라는 반전은 충격적이었고, 동시에 ‘진짜’와 ‘가짜’의 구분이 얼마나 모호한지를 깨닫게 했다. 그 구분이 단지 위치에 따라, 살아온 환경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점에서 더 무서웠다.

 이 영화는 미국 사회를 배경으로 하지만, 결국엔 어느 사회에서나 존재하는 불평등, 누군가의 희생 위에 서 있는 구조를 말한다. 편안함 뒤에 숨겨진 침묵, 그리고 외면된 이들의 분노. ‘어스’는 우리에게 묻는다 — 지금 너는 진짜 너인가, 아니면 누군가의 자리를 대신하고 있는 그림자인가.

 

🎯 나의 평온한 일상이, 누군가의 침묵 위에 세워진 것이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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