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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코코|죽음을 기억하는 방식 영화 '코코' 포스터   '코코'는 죽음을 기억과 사랑으로 이야기하는 아주 특별한 애니메이션이다.  죽음이라는 주제를 다룬다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죽음은 끝이자 두려움의 상징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영화 ‘코코’는 전혀 다른 시선으로 이 주제를 풀어낸다. 멕시코 전통문화인 ‘죽은 자들의 날(Día de Muertos)’을 바탕으로, 죽음을 기억과 사랑의 연장선으로 그려내며 보는 이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감싼다. 이야기 속 인물들은 잊히지 않기 위해, 사랑을 잊지 않기 위해 서로를 기억하려 노력한다. 기억 속에 머문다는 것은, 여전히 그 사람과 함께 살아가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런 점에서 이 영화는 단순한 가족 애니메이션을 넘어, 삶과 죽음을 잇는 깊은 철학적 울림을 선사한다. .. 2025. 4. 10.
리뷰: 인터스텔라|지구를 떠난 이유, 그리고 돌아온 이유 영화 '인터스텔라' 포스터   ‘인터스텔라’는 단순한 우주 영화가 아니라, 인류의 선택과 감정의 깊이를 다룬 작품이다.  지구 환경이 파괴되어 더는 살 수 없는 세상, 그 속에서 인간은 어떻게 살아남고, 무엇을 지키기 위해 움직이는가? 영화는 블랙홀과 웜홀 같은 거대한 과학 개념을 배경으로 삼지만, 중심에는 언제나 ‘사랑’이라는 감정이 있다. 이는 우리가 마주한 기후 위기와도 맞닿아 있고, 먼 미래가 아닌 지금 현실의 경고처럼 다가온다. 1. 줄거리 요약: 살 수 없는 지구에서 시작된 선택 지구는 더 이상 사람이 살 수 없는 환경으로 변해가고 있다. 식량은 고갈되고, 모래폭풍은 일상이 된다. NASA의 전직 파일럿 ‘쿠퍼’는 두 아이의 아버지로서 농사를 지으며 살아가던 중, 딸 머피의 방에서 이상한 중력.. 2025. 4. 10.
리뷰: 원더|다름을 알아가는 과정 영화 '원더' 포스터   ‘원더(Wonder)’는 겉모습이 전부가 아니라는 사실을 조용히, 그러나 확실히 증명해내는 작품이다. 안면기형을 가진 소년 ‘어기’가 세상과 마주하면서 겪는 두려움과 용기, 그리고 사람들의 변화는 단순한 성장담을 넘어서 깊은 여운을 남긴다. 영화는 강한 자극 없이도 관객의 마음을 건드린다. 특히 외모, 장애, 차별, 용기라는 주제를 관습적이지 않은 방식으로 풀어낸 점이 인상적이다. ‘다름’을 받아들이기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조용히 묻는다. 1. 줄거리 요약: 어기가 세상에 한 걸음 내딛기까지 ‘어기’는 선천적 안면기형을 지닌 소년으로, 오랜 시간 집에서 홈스쿨링을 해왔다. 그러나 5학년이 되며 일반 학교에 입학하게 되고, 처음으로 세상과 마주하게 된다. 학교에서 그는 ‘잭.. 2025. 4. 10.
리뷰: 사바하|신의 이름으로 벌어진 일 영화 '사바하' 포스터   ‘사바하’는 종교와 믿음, 선과 악의 경계에 서 있는 인간을 통해, 신의 존재를 다시 질문하게 만드는 오컬트 스릴러다.  사이비 종교, 불교적 세계관, 그리고 기독교적 구원 서사가 교차하는 이 영화는, 단순한 장르물의 공식을 넘어선다. 믿음이란 무엇인가. 우리는 정말 신을 믿는 것일까, 아니면 믿고 싶은 것을 신이라 부르고 있는 것일까. 영화는 이러한 질문을 통해 깊은 사유를 이끈다. 1. 줄거리 요약: 신이 사라진 자리, 믿음이 만든 괴물 쌍둥이 자매 중 한 명인 '금화'는 어릴 적부터 다리를 저는 장애를 안고 살았다. 그녀의 언니는 태어날 때부터 온몸에 털이 덮여 있었고, 가족에게 ‘그것’이라 불리며 창고에 갇혀 자란다. 이 기이한 가족사를 바탕으로 마을에는 이상한 사건들이.. 2025. 4. 10.